한 국가 세나라엿보기(2014.8.5-9 누리회 중국여행기)
한 국가 세 나라 엿보기
경남도의회 부의장 / 조 우 성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8월 초, 가깝게 지내는 지인들과 함께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홍콩, 심천, 마카오를 다녀왔다.
영토는 중국에 속해있지만 독립된 행정적 자치권을 가지고 있어 각자 고유의 색을 가진 일종의 독립 국가의 기능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중국 대륙의 위엄을 과시하는 심천. 한 나라지만 뚜렷한 개성을 지닌 세 지역을 여행하며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첫째 나라 엿보기: 홍콩(香港 샹강)
홍콩은 중국 광동성의 남쪽해안지대 특별행정구로서 스톤커터섬과 주룽(구룡)반도 외 230여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주도 면적의 60%인 1,104k㎡에 무려 700만 인구가 공존하는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가진 나라이다. 1843년 시작된 영국 통치 이래 무려 150여년의 긴 세월동안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으며,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2047년까지 50년간 중국의 특별 행정구로 편성되었다. 이런 독특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홍콩에는 여전히 영국의 문화가 깊이 남아있으며 거기에 중국 대륙의 전통 문화가 혼재되어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동양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황대선 도교사원, 서울의 인사동 거리와 같이 전통미가 흐르는 물품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헐리우드 거리,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홍콩 특유의 아늑함과 자유로움이 돋보이는 미들레벨 에스컬레이트, 감각적인 레스토랑과 샵들이 몰려있어 유난히 서양인들이 몰려오는 아름다운 소호(SOHO)거리, 자동차 없는 골목길에 아담한 집들과 작은 가게들이 어우러져 여유와 낭만이 흐르는 스탠리마켓(Stanley Market), 45도 경사의 아찔한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가 홍콩의 가장 멋진 빅토리아 항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빅토리아 산정(Victorea Peak), 홍콩의 명물 교통수단인 이층버스, 1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스타 페리, 북적거림과 혼란스러움이 색다른 매력으로 나타나는 몽콕 야시장, 그리고 명실 공히 아시아 금융, 무역, 산업의 중심에 서있는 홍콩을 대변하듯 휘황찬란한 자태를 뽐내는 밤하늘의 야경... 혼돈 속에 질서가 존재하고, 어울리지 않는 듯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자랑하는 묘한 홍콩의 매력에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둘째나라 엿보기, 심천(深汌 Shen Chen)...
자유와 낭만의 도시 홍콩을 벗어나 열차로 40분간 이동하면 중국 대륙 심천을 만나게 된다. 한 나라이지만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인상을 주는 데는 꽤나 까다로운 입국 심사과정도 한 몫 하는 듯하다.
심천(Shen Chen))은 중국 동남부 광동성 중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1979년 경제특구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낙후된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으로 인구 30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 제일의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35년의 짧은 시간동안 1500만이라는 거대한 인구로 성장함과 동시에 1인당 국민 소득 16,400여 달러로 중국에서 가장 높은 소득 수준을 자랑하는 중국 최고의 신흥 산업도시로 변모하였다. 심천을 보며 느껴지는 인상은 심천 시민 평균연령이 30대인만큼 활력과 생동감이 넘치는 젊음이 흐르는 도시라는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심천은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는 곳으로, 특히 중국 유명지들의 축소판 ‘소인국’과 5만여 평의 부지 위에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의 대표적인 민족들의 전통과 고유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중국 민속 문화촌’은 심천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또한 밤하늘별이 수놓는 야외 공연장에서 600여명이 출연하는 전통예술 공연은 중국 대륙의 기질을 한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짧은 일정이 관계로 심천의 이곳저곳을 샅샅히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새로운 별천지 마카오로 향했다.
셋째나라 엿보기: 마카오(澳門 Macau)
금번 여행의 색다른 매력 중 하나는, 김해에서 홍콩은 하늘 길로, 홍콩에서 심천은 육로로, 심천에서 마카오는 바닷길로 이동하여 짧은 일정 가운데 육해공을 동시에 경험하는 여행길에 있다. 심천을 출발하여 1시간 배편으로 이동 중에 한창 진행 중인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63km의 대교 건설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마카오는 우리나라 울릉도의 3/1에 해당하는 28.2k㎡ 면적에 약 70만의 인구가 거주하는 또 하나의 인구 밀집도시이다. 1849년 포르투칼은 중국으로부터 행정권을 탈취하여 1999년 중국에 반환하기까지 마카오를 식민지로 삼았다. 중국이 마카오의 주권을 회수한 이후, 마카오 또한 홍콩과 마찬가지로 50년간인 2049년까지 중국으로부터 행정자치권을 가지고 1국 2체제를 유지하게 되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마카오는 아시아와 유럽 문물이 뒤섞인 독특한 문화가 매력적이다. 독특한 모자이크로 꾸며진 포르투칼 식 도로 포장이 돋보이는 구도심 골목을 연결하는 길 위에서 광둥어를 쏟아내는 거리의 사람들. 유럽의 향취가 짙게 배어있는 바로크풍의 건축물들과 광장의 건너편에 완연한 중국의 색채가 돋보이는 다양한 중국 전통 사원과 사당들이 늘어져있는 마카오의 거리. 이러한 이색적인 모습을 바라보며, 마카오는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라는 수식어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미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물에 등재된 마카오의 대표적인 명물인 세나도 광장, 세인폴 성당, 마카오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마카오의전경, 214m에서 하강하는 번지점프의 마카오 타워, 럭셔리 카지노 호텔의 대명사로 꼽히는 윈호텔에서 진행되는 분수 쇼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 라스베가스 전체 매출의 몇 배를 능가하는 추세이며,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대교가 완공되는 2017년을 기점으로 현재보다 카지노 산업이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니 마카오는 그야말로 불야성의 현재진행형 도시인 듯하다. 이러한 마카오의 모습들은 현재 경남도가 야심차게 진행 중인 ‘마산 로봇랜드 사업’과 진해웅동 ‘글로벌 테마파크 사업’의 좋은 모델이 될 것 같아 눈 여겨 보게 되었다.
보잉 747 점보 제트기 90대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에서 마카오의 마지막 일정인 카지노 체험을 함께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도박이 아닌 문화로의 카지노 게임은 여행의 또 다른 체험을 나누는 소중한 기억이 될 것 같다.
3박 5일의 짧은 일정 때문에 여러모로 빠듯한 여행이었지만 짧은 시간동안 ‘한 국가, 세 나라’의 다채로운 문화와 삶의 모습을 엿보고 체험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나아가 이번 여행의 귀중한 체험을 통해 얻은 새로운 것을 향한 도전, 익숙함을 뛰어넘는 용기는 의정활동에 큰 동력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값진 여행의 매 순간에 소중한 분들이 곁에 함께 있으므로 보석같이 빛나는 시간 이었다 회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