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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연수기- 2011.5.29- 6.6 동유럽 5개국 연수기: 언론 칼럼용( 본칼럼은 6.16일 경남도민일보에 기고한 내용임)

조우성 2011. 6. 15. 18:11
 

 유럽에서 돌이켜본 우리의 자세

경남도의회 조우성 의원

        

        아름다운 다뉴브 강이 유유히 흐르는 그 곳. 전세계에서 살고싶은 도시 1위에 빛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그리고 모짜르트의 향수가 살아 숨쉬는 짤즈부르크. 아름다운 자연에 어우러져 여유롭게 흐르는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운 이 곳을 바라보다 문득 오스트리아 린쯔 태생인 히틀러의 만행이 떠올라 눈을 질끈 감기도 하였다. 유럽의 보물상자, 헝가리로 향하는 길. 초여름의 일기에 어울리게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잔디와 숲은 지구 온난화, 환경 오염 같은 용어를 떠올리는 것조차 부끄러워질 정도로 가히 환상적이었다. 구 소련의 위성국가로 사회주의 체제하에 살아왔다는 냄새가 그저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그 곳은 현재 바쁘게 신도시로 탈바꿈중이었다. 유럽 대부분의 관광지는 사람의 손으로 빚은 건축물의 조형으로 이루어진데 반해 폴란드의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자연의 위대한 걸작품으로 손꼽힌다. 세계문화유산에 걸맞게 화려하고 웅장한 이 곳은 현재 폴란드 관광수입의 젖줄로 자리 잡으며 폴란드인들에게 있어 소중한 선물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곳을 이루기 위해 흘렸을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생각하니 괜스레 숙연해지기도 하였다.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그 곳, 체코의 프라하. 낭만이 있고 자유 분방한 모습의 이 도시는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이천년 이상의 시대를 초월하는 듯하다.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와 프라하 성, 성비트 성당, 틴 성당 등 유명한 유적지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방치되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역사의 산물들이 떠올라 가슴 한켠이 아리기도 하였다. 

        특별히 방문 내내 가슴 한켠이 뜨거웠던 그 곳,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저 그 이름만 들어도 전율이 느껴지는 역사의 현장. <ARBEIR MACHT FREI : 일함으로 자유로워진다>. 강제 수용된 유태인들에게는 노동만이 그들의 휴식이었으리라. 무고한 여성들,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130만명의 유태인들이 참혹하게 희생되어갔던 그 곳. 조국 잃은 민족의 아픔을 겪은 동질의 현실을 가진 한국인으로써 우리는 지난 역사를 어떻게 재조명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동유럽의 다양한 명소들 가운데 정책과 관련하여 방문했던 두 곳을 특별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곳은 환경정책과 관련하여 방문했던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비엔나의 슈피텔라우 (Spittelau) 쓰레기 처리장이다. 쓰레기 처리장이 관광지라는 것이 무척 아이러니하게 들리지만, 아름다운 도나우 강변에 강렬한 원색의 문양으로 장식된 멋들어진 건물의 외관을 바라보노라면 매년 5-6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라는 것이 그저 당연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한때는 도시 한가운데 흉측하게 자리잡고 있어 시민들에게 외면당해야만 했던 쓰레기 소각장이 훈데르트바서에 의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여 관광지로써 자리매김하였고, 친환경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할 뿐 아니라 소각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에너지를 비엔나 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화석연료의 사용을 절감시키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시설적인 부분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의 소각설비도 최신설비여서 그다지 부각될만한 점을 발견치는 못했지만, 이곳의 소각로가 세계적인 것이기에 그 곳 직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또다른 곳은 폴란드의 옛 왕궁의 수도 크라카우에 자리잡은 경제특구. 이곳은 기술연구, IT,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경제특구로서 유럽 비즈니스의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리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인근 34개 대학을 중심으로 우수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고 2개의 허브공항을 중심으로 베를린, 뮌헨, 슬로바키아 등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또한 유럽의 표준시간대에 위치하고 있고 다양한 세제혜택 등으로 세계유수기업 IBM, 모토로라, 델파이, 코카콜라등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고 있지만 한국기업은 아직 진출하지 않는 단계이다. 사회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시대의 선봉에서 생동감있게 세계적 기업 유치작전을 벌이며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사회주의의 그늘이라는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나 빠르게 자본주의체제로 정착하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 무한한 가치를 지닌 문화 유산들은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걸음에 엄청한 힘이 되어 주는 듯 하다. 또한 EU공동체의 결성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아 곳곳에 사회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다. 유럽 전역을 공동체계로 발전시키는 거대 프로젝트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음을 바라보며 앞으로 심화될 경제블록을 통한 경쟁이 예상되었고, 이러한 현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 다양한 세계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끼리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에너지를 쏟을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를 바라보며 함께 하나되어 전진해야 할 것임을 느끼게 해주었던 이번 연수에서의 경험은 필자의 의정활동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다.  


언론보도기사
2011.6.16경남도민일보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5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