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해외연수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 한다>
경남도의회 조우성 의원
해마다 이맘 때 쯤 이면 각종 언론에서 지방의원의 해외연수가 도마에 올라 지역민들의 여론의 초점이 되기도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유럽을 몇 차례 다녀올 기회를 가졌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지방 세비를 받아(일부는 개인부담이 있지만) 공적인 해외연수이기에 여간 부담을 안고 약간은 빨리 찾아온 여름의 초입 5월말에 7박9일의 일정으로 동유럽 5개국 해외 연수를 통한 감회를 다음과 같이 남긴다.
비엔나와 짤즈부르크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지 11시간 비행 끝에 모짜라트의 향수가 살아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우리의 일정인 동유럽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깨끗이 정돈된 도시, 다뉴브(도나우)강이 유유히 흐르고,1인당 GDP 45,000불이 넘고 전 세계에서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손꼽히는 비엔나(독일식 이름 ‘빈’) 합스부르그 왕가의 여름궁전으로 알려진 쉘부른 궁전,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양식의 건물인 성 슈테판 성당, 음악의 신동 모짜라트출생지인 짤즈부르그 내에 있는 사은드오브뮤직의 무대가 된 미라벨정원,
짤즈부르그 대성당등을 둘러보며 한사람의 위대한 인물인 모짜라트를 통해 후손들이 영화를 누리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오스트리아 린쯔 태생인 히틀러가 국립미술대학만 합격했더라도 야만적인 살인행위를 저지른 일은 없었을 것이며 세계의 역사는 변했을 것이다 라고 하는 말이 귓가를 맴돈다.
비엔나 슈피텔라우 소각장
연수일정 중 환경정책과 관련된 비엔나 슈피텔라우(Spittelau)쓰레기 소각처리장을 방문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극단적 환경론자(필자의 견해)인 Friddensreich Hundertwasser에 의해 설계되어 1971년 건립된 이 쓰레기 처리장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외부 건물의 모습은 관광시설로 착각 할 정도이다.
1987년 화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 이 소각장은 연간 25만톤의 쓰레기를 처리 하며 소각온도 850-1000℃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비엔나 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일행을 안내하고 브리핑한 이 이곳 관계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닺는다.
“쓰레기 소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쓰레기가 나오더라도 재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도 남는 쓰레기를 이 곳에서 소각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외부의 디자인은 아름답지만 이미 우리나라에도 소각설비는 최신설비여서 기능적인 면은 부각될만한 것을 발견치는 못했지만 이곳의 직원들은 소각로가 세계적인 것이기에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초원과 대자연의 조화, 그리고 웅장한 건물
초여름의 일기에 맞게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잔디와 초원,숲 가히 환상적이다. 이곳에는 지구의온난화, 대기온도의 상승 이러한 용어를 쓰기도 부끄러운 곳이다. 여기가 구 소련의 위성국가로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살아왔다는 냄새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세월 화려했던 증거를 외형의 모습인 건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헝가리
다뉴브강을 중심해서 동쪽으로 귀족민이 살았던 구시가지인 <페스트>지역, 평민이 살았던 서쪽의 <부다> 지역은 현재 신도시로 탈바꿈중이다.
동유럽의 여러 국가 중에서 13세기 몽골의 침략영향인지 우리민족과 가장 가까운 5음계를 사용하는 민족이다.
폴란드 비엘리츠카 소금강산과 체코의 프라하
유럽의 대부분의 관광지는 사람의 손으로 빚은 건축물의 조형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곳 비엘리츠카 소금강산은 자연발생적인 위대한 작품으로 폴란드의 관광수입의 젖줄로 자리 잡고 있다. 소금강산은 약 2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본래는 바다지역이었으나 자연현상으로 소금만 남아 암염이 형성된 것으로 소금을 캐내어 생긴 2040개의 방이 있고 방을 연결하는 복도의 길이가 200km를 달한다고 한다. 이곳을 이루기 위해 노동자들의 흘린 피와 땀, 그리고 희생의 수는 얼마나 될까? 현재는 폴란드 관광수입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전 세계의 12대 관광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체코의 프라하 누구나 유럽의 여행지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인구 120만의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낭만이 있고 자유 분망한 도시로 곳곳에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양식의 건축물이 남아 있어 시대를 초월한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인구 120만이 사는 이곳 프라하는 한해 2천만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고 있으며 국가재정이 30%를 이곳 관광수입이 차지한다고 한다. 유명한 프라하 성, 성비트 성당, 카를교, 틴성당,등 유명한 유적을 이 갖고 있어 선조들 덕에 후손이 영화를 누리는 것 같아 한편 부럽기도 하다.
크라카우 경제특구
폴란드 크라카우 경제특구는 기술연구, IT,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경제특구로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인근 34개 대학을 중심으로 우수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고 2개의 허브공항을 중심으로 베를린 , 뮌헨, 슬로바키아등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또한 유럽의 표준시간대에 위치하고 있고 다양한 세제혜택 등으로 세계유수기업 IBM, 모토로라, 델파이, 코카콜라등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아직 진출하지 않는 단계에 있다.
현재 폴란드 전체에는 14개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사회주의 이후 글로벌시대의 선봉에서 세계적 기업 유치작전을 벌이고 있고 생동감 있는 각종정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역사의 현장 아우슈비츠 수용소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 이름만 들어도 전율을 느끼게 하는 역사의 현장, 날씨도 침울하게 우리를 맞고 있다. 정문 입구의 글귀가 눈에 뛴다.
<ARBEIT MACHT FREI : 일함으로 자유로워진다> 강제수용된 유태인들에게 노동만이 그들의 휴식이었으리라 이곳 수용소에는 유태인 110만, 전 유럽의 니치의 반체제인사 20만을 포함하여 130만 명이 희생된 곳으로 28개동의 건물이 3줄로 질서 정연하게 남아 있다. 곳곳의 방마다 특색이 있지만 무고한 여성,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강제 희생된 장면이며 지하 가스실의 참혹한 현실은 감히 눈뜨고 볼 수 없는 현장이다. 히틀러는 왜 유태인들을 이렇게 학대하고 참혹하게 죽이는 일을 감행했을까 많은 이유를 설명하지만 한가지로 정돈되지 않는다. 유태인 젊은이들이 그들 선조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 절규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끔직한 행동이라도 하지 않을까 라는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현장이다. 조국 잃은 민족의 아픔을 겪은 동질의 현실을 가진 우리는 지난 역사를 어떻게 재조명 하고 있는가를 느끼게 한다.
이곳 수용소에서 3km 떨어진 바르케나우 제2수용소에는 아우슈비츠수용소보다 10배 이상의 규모를 가진 54만평의 대지에 사람을 죽이고 그 뒤처리를 위한 시설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입구에는 ‘죽음의문’이라고 부르는 믄이 있으며 열차노선이 끝나는 부분에 ‘국제위령비’가 있다. ‘쉰들러 코스트’ 영화후반은 이곳 바르케나우를 무대로 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왜 죽어야하는지도 모르고 죽어간 많은 영혼들의 통곡소리가 귓가에 아직도 맴돌고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금번 의원연수를 통해 동유럽에 대한 그동안 가졌던 선입견을 벗어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잠시나마 방문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 체코 였으나 이들 국가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빠르게 자본주의체제로 정착하고 있는 것 같다. 자유분방하면서 세계의 많은 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관광자원의 무한한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진 것을 보면서 이는 이미 선조들이 준비해둔 것을 후손들이 누리고 또한 후손을 위해 준비해감을 보면서 우리도 차근히 준비해가면서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사회질서는 철저한 계약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는 법률보다는 쌍방 간의 계약조건에서 기술된 내용을 중심으로 지켜지며‘갑’의 지위보다 ‘을’의권한을 더 중시하는 약자의 우선정책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중세시대 인본주의를 중심으로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고 종교우월정책을 통한 종교의 부패상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교황의 절대권위는 신성불가침이었다.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1517년 종교개혁을 일으키기 이미 100여 년 전에 체코의 <얀 후스> 같은 인물은 종교개혁을 외치다 처형당하는 일도 있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함을 역사를 통해 깨닫는다.
EU공동체의 결성으로 상대적으로 후진국에 있는 국가들이 EU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 곳곳에 사회 인프라구축이 한창이다. EU전역을 공동체계로 발전시키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면서 국가 간 경쟁에서 경제블록을 통한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여행의 이동거리가 줄잡아 3,000km를 훨씬 넘는 이동기간동안 펼쳐지는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국토의 70%이상이 평야를 이루어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 잘 가꾸어진 삼림, 습도가 낮아 활동하기 좋은 기후, 곳곳마다 세워진 풍력,등 무한한 잠재적 개발가치가 있는 그 땅을 바라보면서 우리 모두가 우리끼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에서 에너지를 쏟을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계를 바라보며 우리 모두 허리에 띠를 동이고 전진해야 함을 느끼고 금번 연수를 통해 보고 체험한 것을 토대로 의정활동에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하고자한다.